[제10회 와이드AR 건축비평상 가작 수상 소감]

 

수상자 최우용

 

우선 가작이나마 수상의 무게를 감당할 위치가 아님을 고백합니다. 본 건축비평상을 앞서 수상하신 선배님들과 건축평론동우회 선생님들 그리고 《와이드AR》에서 부단히 일궈낸 상의 권위가 저로 하여금 상처를 받지 않을까하는 두려움은, 다만 입에 발린 겸손이 아닌, 진실로 걱정되고 또 걱정되는 두려움입니다.

저는 학문과 이론으로써의 건축을 접하기에 앞서, 매일 밥벌이로써의 건축을 대면하고 있는 평범한 설계실무자입니다. 저는 학부 졸업 이후 쉼 없이 현업으로써의 건축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데, 제가 지금까지 써왔던 졸고와 졸필들은 모두 건축 실무에서 떠오르는 고민과 고통 속에서 자연발생 하였습니다.

내가 하는 건축은 무엇인가? 란 질문은 실무 15년 내내 답을 얻을 수 없는 고통의 자문이었습니다. 이 물음은 내가 하는 건축의 뿌리에 대한 의문이었으며, 내가 지금 서 있는 자리에 대한 자문인 동시에 내가 해야 하는 건축의 방향과 지침에 대한 갈구였습니다. 그러나 답을 구할 길 없는 자문은 아직도 망망대해 위에서 표박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낑낑거리며 무언가라도 부여잡으려고 하는 것들이 바로 본 비평상에 응모한 주제들입니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본 응모 글에 나와 있는 내용이기에 부언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정답이 있는 물음이 아닐지언정, 앞선 자문과 제가 해야 할 건축에 항로표지와 같은 무엇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있습니다. 많은 선학들의 지식과 지혜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일훈 선생님께 진실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지적 기반이라고 할 것도 없는 얼치기 건축인인 제게 주어진 본 상을 항상 어깨 위에 올려놓겠습니다. 그리고 그 무게의 지엄함을 통해 조심히 또 느리게 글을 쓰고 또 건축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상자 약력]

1979년 인천에서 태어나서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이곳에서 졸업했다. 2018년, 일본 건축가 단게 겐조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대학교 졸업 이후 줄곧 설계사무실에서 근무하면서 때때로 글을 쓰고 있다. 『일본건축의 발견』 등 몇 권의 책을 출간했고 《와이드AR》, 《건축평단》, 《공간(SPACE)》 등에 몇 편의 글을 실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기관지 《나라경제》에 몇 해에 걸쳐 건축칼럼을 연재하기도 했다. 우리 건축의 정체성과 주체성에 대한 문제에 대해 스스로 글을 쓰며 공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