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너무 솔직한 사람들

[정지혜_3기]

 

 

건축 또한 문화 예술로서 인정받고 있는 지금 건축 공부를 하면서, 국내의 다양한 건축 저널들에 아쉬움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건축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과거에 비해 ‘인문학’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건축서적이 많이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저널들은 건축물의 소개에만 급급하였으며 국내외의 건축적 이슈나 상황에 대한 소개들은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 때문에 한국의 건축이 가지고 있는 이슈들을 배우고 싶었고, 건축을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과 나누고 싶었다.

그런 마음에서 시작하게 된 3기의 저널리즘워크숍은 저널리즘에 대한 기본적 이해 뿐 아니라 건축계를 이끌어가는 선배 건축가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배울 수 있는 시간들로 이루어졌었다. 많은 선배 건축가들은 건축이 문화로서 자리 잡고,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고민하고 있었다. 한때는 그런 역할들이 일부 건축가들의 몫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건축계에 있는 모두가 고민해야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건축을 배우기 시작하는 학생들까지도. 지금까지 대학이라는 작은 세상 속에서 건축을 배워왔다면, 지금부터는 스스로 찾고 생각하는 건축 공부를 할 시점이 된 것 같다.

워크숍을 통해 얻게 된 또 다른 큰 부분은 워크숍을 함께 듣던 동기들과 먼저 들었던 선배들과의 만남이다. 동기들과 선배들은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이자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 같은 시대에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을 만나 현재의 자신이 고민하고 있고, 겪고 있는 시간들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한다. 또한, 세상 어느 책에서도 찾을 수 없는 솔직한 말을 거침없이 해주기도 한다.

졸업반인 나는 아직까지도 대학 졸업 후 건축세상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결정하지 못했다. 하지만 한가지만큼은 확실하게 마음속에서 정해졌다. 그것은 건축계에서 어떤 일을 하더라도, 건축물을 그저 공학적 사고만 갖고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건축과 건축 문화에 대해 깊게 고민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다짐을 계속 지켜가면서, 한국 건축문화가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몸으로 익히게 된다면, 건축문화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척박한 이 땅에서 건축이 문화로 자리매김하는데 나 또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정지혜, 2012, ‘아모르 화티(amor fati), 내 삶과의 연애’, 저널리즘스쿨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