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어느 선배의 이야기

[이철호_2기]

 

 

‘간향건축저널리즘워크숍 2기 수료식. 1년을 함께 했던 상민, 훈, 혜영, 은별 그리고 막내 승리와 함께 할 수 있는 마지막 순간이 왔다. 지난 시간 짧지만 의미 있게 지나간 것은 그들과 함께한 덕분이다. 저널리즘워크숍을 통해서 저널리즘에 대한 이해와 잡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촬영, 취재, 편집, 인쇄 등)을 배울 수 있었던 것은 값진 경험이었다. 지금 이 순간의 열정을 잊지 않고 더욱 발전시켰으면 좋겠다···.’

일기를 쓰는 것은 쉽지만 지난 기록을 다시 꺼내 읽어본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경험이다. 일기장 속에 나는 저널리즘워크숍에 푹 빠져있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건축저널리즘을 배워보겠다는 호기심에 두근거렸고, 비슷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을 충분히 전해진다.

나는 저널리즘스쿨을 집을 짓는 과정에 비유하고 싶다. 땅을 파고, 기초를 박고,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덮어 한 가족이 살기위한 집을 만들듯이 해마다 후배기수들이 수료하는 모습이 마치 우리가 집의 기초, 기둥, 지붕으로서 건축저널리즘이라는 집이 만들어지는 것 같다. 매번 수료식 날이 되면 기쁨 마음으로 다 같이 모여 축하하고 그 다음을 기다리는 것이 함께하는 즐거움 때문이다.

저널리즘스쿨의 10년 뒤 모습을 상상하면서 후배 기수 분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진정한 댄서는 넓은 무대 위가 아닌, 사람이 가득찬 무대 아래에서도 자신만의 스타일을 춤으로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 어느 댄서의 말이다. 우리 모두 자신만의 리듬을 탈줄 아는 진정한 댄서가 되었으면 한다.

 

[이철호, 2011, ‘아모르 화티(amor fati), 내 삶과의 연애’, 저널리즘스쿨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