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것도 아닌 모든 것

[김유경_7기]

 

극적인 변화는 없었다. 평소와 다름 없는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애초에 거창한 삶의 변화를 꿈꾸며 지원했던 게 아니었다. 그런 변화는 나 자신이 받아들이기 힘들었을 것이다.

 

 

저널리즘 스쿨에 지원했던 이유는 막연히 꾸고 있던 꿈 때문이었다. 글을 쓰고 책을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그것은 말 그대로 꿈이었다. 설계를 전공하는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당장 눈 앞의 현실은 엄청났고 이에 치여 꿈은 잊혀졌다. 그렇게 지내던 중에 공고를 보았다. 잊고 있던 꿈에 조금 가까이 가볼 수 있게 도와줄 기회라고 생각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기에 용기를 냈었다. 인생에서 거의 처음으로 용기를 내어 도전한 일이다.

 

처음 가졌던 마음은 안타깝게도 끝까지 가지 못했다. 학교를 다니느라 바빴다는 물리적인 이유가 변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나의 열정이 그만큼이었을 것이다. 교육과정이 내가 생각했던 것과 달라서 실망을 할 때도 있었고, 잠을 자지 못해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겨우 나가느라 지각을 한 적도 있었다. 그렇게 처음의 포부가 무색하게 용두사미로 수료를 한 것 같아 후회가 남고 씁쓸했다.

 

그 씁쓸한 마음마저 희미해지고 있던 중에 당시의 나와 이후의 나에 대해 돌아보게 되었다. 당시의 나는 앞에도 말했듯 학교가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른 것에 신경 쓸 여력이 없었다. 많이 지쳤기에 휴학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올 해는 다른 것들을 경험하고 다양한 생각을 하며 보내리라 결심했다. 그 일환으로 이런 저런 아르바이트도 하고, 자유롭게 하고픈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인 작업실을 마련하기도 했다. 요즘의 나의 가장 큰 부분은 내 생각을 담은 잡지를 기획하여 만들고 있는 것이다. 어느새 나는 망설이지 않고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있었다. 늘 망설이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던 이전의 내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음을 스스로 느꼈다. 별 것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엄청난 것일 수도 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중요한 법이니 말이다.

 

 

저널리즘 스쿨은 나를 움직이게 한 시발점이었다. 또한 아직 완성되지는 않았지만 잊었던 꿈을 상기하게 했고 가까이 가게 해주었다.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시간들은 나도 모르는 새 나의 모두가 되었다. 그런 저널리즘 스쿨에 감사하다.

 

앞으로의 내가 어떻게 변화하느냐는 전적으로 나에게 달렸다. 어려서부터 가졌던 꿈을 이룬 사람이 될 수도, 아예 다른 일을 하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미래는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다짐하고 싶다. 적어도 앞으로의 나는 시작도 해보지 않고 포기하는 사람이 되지는 않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