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나지 않은 질문들

[김성진_4기]

 

 

나는 옳은 길을 가고 있는가? 옳고 그름을 어떻게 판단하는가? 그 기준은 무엇인가? 내 자신의 옳음을 판단하는 것이 가능한가? 현실보다 꿈이 옳은 것인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이러한 고민 자체는 합당한가? ‘나’는 왜 이런 고민을 해야 하는가? 궁극의 ‘나’는 존재하는가? 여러 명의 ‘나’는 민주적인가? 혹은 독단적인가? 민주 혹은 독단을 통해 내린 결정에 따라야 하는가? 그 결정이 나를 책임질 수 있는가? 그러면 나는 행복해지는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행복해지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저널리즘스쿨은 나에게 얼마만큼의 영향을 주었는가? 저널리즘스쿨을 안 만났더라면, 혹은 1년 일찍 경험했더라면 무언가 바뀌었을까? 그 바뀐 것에 나는 행복을 느꼈을까? 그곳에서 나의 글은 발전하였는가? 나의 생각은 발전하였는가? 나는 발전하였는가? 나는 발전해야만 하는 건가? 나는 무엇을 위해 발전해야 하는가? 나의 목적은 무엇인가? 나의 글이, 건축이, 그 무언가가 목적인가? 목적이란 게 존재하긴 하는가? ‘내’가 설정한 나의 목적은 별것도 아닌 자기 위로에 그치고 마는, 그런 무기력한 것은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후회하지 않는가? 어떻게 끝까지 내가 옳다고 생각할 수 있었는가? 왜 행복하다고 느끼는가? 눈 오는 날의 강아지처럼, 레이저 포인터 앞의 고양이처럼 무엇이 나로 하여금 꿈을 좇게 만드는가? 어떻게 나는 아직도 좋은 글을 읽으면 황홀하고 좋은 건축을 보면 정신을 놓는가? 황폐하고 건조한 나의 세계는 왜 아름다워 보일까? 나의 세계 안에서 나는 왜 행복을 느끼는가? 저널리즘스쿨을 통해 나는 완성되었는가? 혹은 결정되었는가? 그렇다면 나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가?

 

[김성진, 2013, ‘아모르 화티(amor fati), 내 삶과의 연애’, 저널리즘스쿨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