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字 07]

100번의 땅집사향

 

45호_그림字 07_사진

 

‘땅집사향’은 ‘땅과 집과 사람의 향기’의 줄임말입니다.

 

땅이 생명을 낳고 집을 허락하며, 사람이 땅에서 살면서 땅을 닮으며, 집이 지은 사람을 닮고 앉은 땅을 닮으며, 사람이 그 땅, 그 집에서 흙 냄새 나무 냄새를 많이 맡고 살다보면 사람에게서 나무냄새, 흙냄새가 나게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해서 땅과 집과 사람이 건축을 이루고 건축을 의미 있게 해주는 세 요소라 여기고 싶어, 언젠가는 이 말들이 들어간 이름을 써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건축을 하며 목말랐던 것은 내게 모자라고 신기한 것, 궁금하고 모르는 것들을 어떻게 찾아야하나 였고, 그런 것들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물어보고 어설픈 생각을 나누어 세련되게 다듬을 수 있을 데가 어디 없을까 였습니다. 해서 생각과 말을 격의 없이 마음껏 펼치고 나눌 데가 있으면 좋겠다고 늘 생각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로서 건축 이야기를 하는, 그 한 갈래로 건축 잡지를 만드는 동지 전진삼과 생각이 맞아떨어져, 늘 건축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마당을 하나 만들게 되었습니다.

 

2006년 10월 그 첫 자리를 열어 ‘땅집사향’이란 이름을 붙이고 시작하여, 달마다 한 번씩, 한 사람의 한 가지 이야기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난 4월로 100명의 100가지 이야기가 쌓이게 된 것입니다.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로 ‘땅집사향’은 100회를 성취했고, 그 관심과 참여가 계속되는 한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택일을 하라면 ‘땅집사향’ 200회의 성취보다는, 다른 여러 곳에 많은 이야기판이 생겨나 건축에 관한 활발한 사유의 나눔의 마당이 펼쳐졌으면 좋겠습니다. 우후죽순처럼!

 

글, 사진_임근배(간향클럽 대표고문, 그림건축 대표)

 

 

[<와이드AR> 45호, 2015년 5-6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