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가 된 K

[권혜정_4기]

 

 

저널리즘스쿨은 항상 내게 고마운 존재인데, 글로 쓰려고 하니 오래된 친구에게 처음 쓰는 편지처럼 마음 한 구석이 간지러운 느낌이다. 그래도 고마움의 표현은 해야 알게 되듯이, 이번 기회에 작정하고 고마움의 표현을 해봐야겠다.

저널리즘스쿨은 내가 에디터라는 직업을 갖게 한 가장 큰 조력자이고, 선생님이다. 막연하게 건축 잡지라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된 내게 구체적인 저널을 보여주었고, 그것에 한걸음 다가서고 그 꿈을 이룰 수 있게 해주었다. 처음에 저널리즘은 학원에 등록하듯이, 내게 주입식으로 교육시켜 줄 것을 기대하고 갔으나, 열린 교육 방식으로 길과 방향은 알려주지만 방법은 스스로 찾아야 했다. 오히려 수동적이고 내성적인 성향을 다소 많이 갖고 있는 내가 그것을 극복하고 뭐든 얻어내려고 하는 좋은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 내가 발표하고, 질문하고, 표현하는 것에 익숙하게 해준 좋은 기회였다.

내가 건축 잡지 에디터라는 직업을 갖게 된지도 얼마 안 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꿈을 이룬 후에도 그 자리에만 머무르도록 내버려 두지 않았다. 《와이드AR》의 좋은 기사,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 중인 선배들과의 대화와 소통, 동기들과의 만남과 대화들, 그리고 5기 후배들과의 새로운 만남은 내게 좋은 자극제가 된다. 덕분에 나부터가 좋은 선배, 후배가 되어야 하고 더 좋은 에디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건축이라는 분야에서도 저널이라는 구체적인 분야에서 공감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 좋은 힘이 되고 좋은 것 같다.

애초 건축 사진에 대한 꿈을 갖고 시작했던 저널리즘스쿨이었지만, 지금은 에디터로 일하고 있어 꿈을 접은 듯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항상 마음속에 더 큰 꿈을 꾸고 있고, 엄청나게 많은 양의 사진을 보고, 편집 보정하는 것들을 배우고 있다. 더 큰 도약을 위해 내면을 탄탄하게 채우는 중이라고 말하고 싶다. 나를 비롯해 저널리즘스쿨 모든 사람들이 열심히 노력하는 만큼 꿈꾸는 모든 것이 이루어지길 바란다.

 

[권혜정, 2013, ‘아모르 화티(amor fati), 내 삶과의 연애’, 저널리즘스쿨과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