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채_4기]
어릴 적 수학선생님이 착했고, 잘생겼었다. 선생님한테 칭찬을 받고 싶어서, 수학공부를 열심히 했다. 사람들은 누구에게 어떻게 무엇을 배우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성향이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저널리즘스쿨에서 좋은 선생님께, 사회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던 저널에 대한 기본적인 것을 개성강한 사람들과 함께 배웠다. 저널리즘스쿨은 나에게 두 가지를 주었다.
하나는 저널이다. 당시 나는 월간《건축문화》 기자로 일을 하고 있었다. 사회에 갓 나온 새내기 기자인 내게 저널이란 무엇인지, 취재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기자는 누구고 건축계 안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도, 귀띔해주는 사람도 없었다. 당연히 지금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수시로 끼어들곤 하였다. 그래서 좀 더 자세히 배워보고 싶은 마음에 현직 잡지사 기자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저널리즘스쿨에 지원서를 내게 되었다. 김재경 사진작가님의 사진에 대한 강의, 구본준 기자님의 일간지 기자와 잡지기자의 차이점과 기자에 대한 일반적 이야기, 안철흥 선생님의 글쓰기에 대한 냉정한 비판을 들으며, 저널리스트가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것에 대해 알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인연이다. 저널리즘스쿨 멤버들을 자식처럼 잘 이끌어주고 계신 전진삼 소장님, 동기인 4기와 1,2,3기 선배들, 5기 후배들까지, 사회에서 잘 만날 수 없는 커뮤니티 안에 내가 자리하게 되었다. 3기 수료식 날 나는 처음 저널리즘스쿨과 맞닥뜨렸다.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챙기는 1~3기생들의 모습이 따뜻해 보였다. 각박한 사회생활 속에서 저널리즘스쿨은 내겐 단비 같은 존재였다. 같이 과제를 하거나, 여행을 가거나, 같은 일을 하면서 더욱 서로를 알아갈 수 있었다. 이러한 인연으로 지금은 4기 동기생인 김명규 대표와 함께 한국 건축을 해외에 알리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은 직업 전선에서 초보인 우리를 항상 응원해주는 4기 동기생들과, 사업에 대해 멘토링을 해주시는 소장님, 저널리즘스쿨이 아니었으면 만날 수 없는 인연이다. 욕심이겠지만 저널리즘스쿨이 10기는 물론 100기까지 쭉 이어지길 바란다.
[공을채, 2013, ‘아모르 화티(amor fati), 내 삶과의 연애, 저널리즘스쿨과 나]